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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노하우

플래시 24가지 질문과 해답 - 2
태양광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최고의 무기 플래시. 플래시를 사용하다보면 느낄 수 있는 궁금증과 이에 대한 해답들.

앞으로 나아가는 피사체임에도 뒤로 가는 것처럼 잔상이 표현된다.

후막동조로 촬영하자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표현된다.

 

Q14 후막동조 기능은 언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후막동조는 셔터막이 열릴 때가 아닌 닫힐 때 플래시가 발광하도록 하는 기능이다. 보통 잔상의 방향성을 결정할 때 사용한다. 예컨대, 자동차 사진을 촬영한다고 상상해보자. 먼저 후막동조 기능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의 촬영이다. 셔터가 열리고 플래시가 발광한다. 이후 자동차가 앞으로 조금씩 가는 모습이 포착되다가 셔터가 닫힌다. 그럼 전진하는 자동차를 찍었음에도 후진하는 듯한 잔상의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다음은 후막동조다. 셔터가 열리고 자동차가 앞으로 조금씩 나아간다. 그리고 플래시가 발광하고 셔터가 닫힌다. 그럼 앞으로 나아가는 자동차의 방향성이 올바르게 표현된다.

 

 

Q15 대형플래시는 왜 빠르게 연속발광하는 것이 어려울까?

플래시는 원리상 광량이 클수록 연속발광하기 힘들다. 플래시는 ‘캐퍼시터(대용량 전기콘덴서)’에 모아둔 전기를 ‘크세논 가스 방전관’에 높은 전압으로 전달할 때 나타나는 플라즈마 빛을 조명으로 활용한다. 따라서 발광한 뒤 캐퍼시터에 전기를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리사이클 타임’이라고 한다. 대형플래시는 큰 광량을 내기 위해 더 큰 캐퍼시터를 사용한다. 그러니 리사이클 타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보통 2000와트 이상의 고광량 플래시들은 ‘Fast’, 또는 ‘Quick charge’ 기능을 제공한다. 높은 전압으로 캐퍼시터를 보다 빠르게 충전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광량의 안정성이 조금 떨어지거나 플래시의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

Q16 플래시의 줌 기능, 어떤 용도로 만들어졌을까?

소형플래시의 줌(zoom)은 빛의 조사각을 변경하는 기능이다. 빛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광량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동일한 빛을 ‘넓게 발산할 때’와 ‘좁게 발산할 때’ 중 무엇이 피사체에 도달하는 광량이 많을까. 당연히 좁게 발산할 때다. 플래시에서 줌은 렌즈 화각을 커버하는 정도로만 빛을 집광하고 발광시키는 기능이다. 줌 기능이 있는 플래시는 설정을 따로 만지지 않았다면 보통 ‘자동’으로 설정된다. 사진가가 렌즈 줌으로 화각을 좁히면 플래시 역시 조사각이 자동으로 좁혀진다. 줌 기능의 용도를 조금 달리 사용하면 색다른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예컨대, 광각렌즈를 사용하면서 플래시 줌을 수동으로 망원에 맞추면, 마치 동굴에서 촬영한 것 같은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역광 상황에서 사용하는 플래시는 묻혀야 할 피사체의 암부를 드러낸다.

 

Q17 대낮 야외에서 플래시를 사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플래시를 사용하면 역광의 상황에서 피사체와 배경의 디테일을 모두 살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늘 등 색재현성이 그다지 좋지 못한 상황에서도 풍부하고 선명한 색을 담아낼 수 있다. 플래시를 태양광보다 더 강하게 사용하면, 디테일은 살아있지만 배경은 어두운 느낌의 오묘한 야경 같은 사진을 촬영할 수도 있다. 태양광에 플래시 빛을 더함으로써 다소 인공적이지만 높은 퀄리티를 구현한 사진들도 있다. 잡지에 등장하는 광고나 패션화보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전파방식의 무선동조기

 

Q18 플래시를 카메라에 장착하지 않고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무선동조기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송신부를 카메라 핫슈에 연결하고, 수신부를 플래시 하단에 끼우면 된다. 하지만 무선동조기 스펙에 따라 TTL(자동플래시)이나 고속동조 등의 기능은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외에도 카메라의 내장 플래시를 마스터로, 소형플래시를 슬레이브로 세팅하고 광동조시키는 방법도 있다. 셔터가 열려 있는 동안 플래시를 손에 들고 수동으로 발광시키는 방법도 많이 사용된다. 이는 특히 장노출로 촬영할 때 유용한 테크닉이다. 발광을 여러 번 하면 최대 광량보다 강하게 노출을 줄 수도 있다. 이외 싱크로케이블을 이용해 유선으로 연결하는 방법도 있다.

 

 

Q19 소형플래시, 왜 가이드넘버로 광량을 표기할까?

보통 대형플래시가 전력의 단위인 와트(W)로 광량을 표시한다면, 소형플래시는 가이드넘버(GN)로 표시한다. 가이드넘버는 ISO100을 기준으로 ‘발광거리(m) X 조리개값(F) = 가이드넘버(GN)’의 공식을 사용해 계산된다. 즉, 가이드넘버 30인 플래시는 ‘최대 발광 촬영 시 ISO100에 F5.6으로 약 5.3m 거리의 피사체를 적정노출로 촬영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1930년대 플래시 자동노출이라는 개념이 익숙하지 않을 시절부터 내려오던 개념이다. 당시 가이드넘버는 플래시의 광량을 알 수 있는 척도였고, 실제 촬영에서는 노출의 가이드 역할을 하던 수치다. 이는 과거에 정의된 개념이므로 오늘날에는 혼동의 여지가 있다. 조사각도에 대한 기준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오늘날의 플래시는 조사각도를 변경할 수 있다. 조사각도를 좁히면 빛이 집중되므로 광량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플래시 제조사는 좁은 조사각도를 기준으로 가이드넘버 수치를 표시하는 경향이 있다. 소형플래시를 구매할 계획이라면 참고할 것.

 

빛의 조사각을 상당히 좁혀 스팟라이팅을 가능케 하는 ‘스누트’

 

 

Q20 빛을 모으고 싶은데 어떤 액세서리가 필요할까?

가장 기본이 되는 건 ‘레귤러 리플렉터’라 불리는 반사갓이다. 과도하게 퍼지는 광원을 모아서 조명의 방향성을 만든다. 벌집 모양의 ‘허니컴’은 빛이 퍼지지 않고 직진하도록 성형하며, 깔데기 모양의 ‘스누트’는 빛의 조사각을 좁혀 스팟 라이팅을 가능하게 한다. 이보다 더 집광된 빛을 만들고 싶다면 ‘줌스팟’이 효과적이다. 줌스팟은 빛의 경계면이 칼같이 떨어지는 게 특징으로 핀조명과 유사한 효과를 연출한다.

 

소형 플래시를 마운트 하도록 설계된 소프트박스

 

 

Q21소형 플래시는 소프트박스를 사용할 수 없을까?

사용할 수 있다. 실제 소형 플래시를 마운트 하도록 설계된 소프트박스도 판매되고 있다. 카메라에 꽂은 상태로 사용할 수 있는 자그마한 소프트박스부터 라이트스탠드에 장착해 사용하는 큰 소프트박스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역시 한계는 분명하다. 전자는 손안에 들어올 정도로 작은 크기의 정물을 촬영할 때 의미 있는 광원 크기다. 후자는 대형 플래시용 소프트박스에 비하면 여전히 작지만, 인물의 상반신 정도는 나쁘지 않게 조명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소형 플래시는 광량이 약하기에 ISO를 높여 촬영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또 소형 플래시의 장점인 편의성을 포기해야 하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 적절한 타협점을 찾기 힘들 때 임시방편으로 사용할 만하다.

 

 

Q22 플래시는 순간광인데도 흔들릴 때가 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듀레이션 타임’이 길면 흔들릴 수 있다. 대부분 흔들리는 상황은 대형 플래시 촬영에서 나타난다. 순간광량이 얼마나 지속되는가를 의미하는 것이 ‘듀레이션 타임’인데, 대형 플래시는 소형 플래시보다 방전관의 용량이 크기에 상대적으로 듀레이션타임이 길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소형 플래시의 듀레이션 타임은 보통 최대광량에서 1/500s, 최소광량에서 1/20,000s 정도다. 따라서 소형 플래시로는 최대광량이라도 1/500s 셔터스피드로 촬영한 것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반면, 대형 플래시는 회로설계 방식이나 방전관의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심한 경우 1/125초 또는 1/60초 이하의 긴 듀레이션타임을 갖는다. 그러니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하는 경우 흔들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가능한 플래시의 광량을 낮춤으로써 듀레이션 타임을 짧게 만들어야 한다.

 

Q23 렌즈 초점거리와 조명법에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초점거리는 정반사가 일어나는 각도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광각렌즈로 촬영할수록 영역이 넓어져 정반사가 쉽게 생기고, 망원렌즈로 촬영할수록 영역이 좁아져 불필요한 정반사를 제어하기가 쉬워진다. 정반사를 의도적으로 삽입해 하이라이트를 만들고자 한다면, 이 영역 안에 조명을 배치하면 된다.

 

 

Q24 플래시 측정하는 노출계가 있다고 하는 데 필요할까?

스튜디오 촬영에서 노출계는 상당히 유용한 장비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고 객관적인 노출의 지표가 되는 히스토그램이 있는데 굳이 노출계가 필요한가 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사진가가 아무리 히스토그램을 잘 볼지라도 입사식 노출계가 측정하는 노출보다 정확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플래시 노출계는 각 조명의 광량을 따로 측정해 조명비를 계산할 수 있다. 또, 위치를 옮겨가며 부분 부분의 노출을 측정할 수 있으므로 피사체에 균일하게 빛이 들어오는지 등을 면밀하게 체크할 수 있어 상당히 도움이 된다.

박이현 기자  2021-08-19 태그 플래시, 광질, 동조, 반사